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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처 없습니다

2023년 2월 14일 그린하우스 일기를 쓰다.

요즘 방문하는 시민들을 바라보면 주로 치매안심센터를 방문하여 치매 증상을 체크하는 분들이 많은 거 같다. 75세 이상인 운전자들이 인지능력 테스트를 받아보고 기준치에 미달되면 운전면허를 중단하는 제도이다. 그런데 그 기준치라는 것이 학습능력에 따라 적용 점수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늘은 김경민의 시 읽기 좋은 날을 통하여 너를 향한 눈 빛 사랑, 아프지만 계속 아프고 싶은 병 이성복의 서시를 감상하였다.

간이식당에서 저녁을 사 먹었습니다
늦고 헐한 저녁이 옵니다
낯선 바람이 부는 거리는 미끄럽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당신이 맞은편 골목에서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당신이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사방에서 새 소리 번쩍이며 흘러내리고
어두워 가며 몸 뒤트는 풀밭,
당신을 부르는 내 목소리
키 큰 미루나무 사이로 잎잎이 춤춥니다

서시를 읽어보면서 어쩜 요즘 나의 살아가는 삶과 비슷한지
주말에 약속이 없으면 혼자서 무얼 먹어야 할까 고민하면서
식당을 기웃거리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아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해보면서 마주치지 않는게 더 나을 수 있다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리고 무작정 자동차를 타고 가야야 할 곳이 아닌
미지의 세계를 정처 없이 떠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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