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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탤렌트를 직업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2023년 2월 24일 그린하우스 일기를 쓰다.

우리의 장기와 비슷하지만 다른, 체스를 오늘부터 3개월간 배우기로 하였다. 그런데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정신 바짝 차리고 들어야 할 거 같다. 바쁜 시간을 빼어 결정한 사항인만큼 제대로 배워야 하는데 조금은 걱정이 된다. 아이들이 배우면 수학이나 영어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거 같다. 어찌 되었건 시작했으니 잘 배워서 ㅅ람들 모두에게 기쁨이 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무슨 일을 하든지 한 번에 두 가지 이상을 하려고 하다 보니 정신이 없다. 토스트를 구우면서 과일을 깍고,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보고, 뭔가를 하면서 다른 것을 생각하다 보니 엉키고 뒤죽박죽이 된다. 오늘도 문을 잠그고 나가는데 뭔가 허전하다. 안경을 챙기지 못했다. 다시 들어와 이어폰을 찾으니 충전기에 매달려있다. 출근 길 두 번이나 문을 닫고 열고 정신을 못 차렸다.

갑자기 사무실의 소방벨이 요란하게 울어댄다. 직원들이 방마다 문을 열고 이상이 없는지 기웃거린다. 시설팀 사람들이 여기 저기 뛰어다니면서 문제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불길은 없는데 벨소리만 요란하다. 기계실 소방벨의 위치를 확인해 보니 2층 고당센터에서 오작동이 발생하였다고 한다. 소방서 소방대원들이 도착하여 배전판을 확인한다. 소방벨의 울림을 일단 정지로 전환하고 용역업체에 연락하여 점검을 부탁한다.

오늘 체스를 배우면서 교수님이 질문을 던진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에 진입한 날이 언제인지 아시나요? 작년에 유엔무역 개발회의(UNCTAD)에서 1964년 이후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지위가 상승한 나라는 대한민국이 처음이라고 한다. 2021년 7월 2일은 대한민국이 선진국에 진입한 날이다. 선진국의 기준은 인구가 5천만이 넘어야 하고, 국민소득이 3만불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대한민국은 GDP 10위, 수출 7위, 군사력 6위 등 세계적 수준이다.

오늘 책한민국 김혜자의 생애 감사해 를 경청하였다. 내가 알던 상식을 파괴한다. 잘 나가던 집안의 딸로서 이화여대 미술과를 중퇴하고 결혼을 하였다. 탈렌트가 되어 처음 맡은 주인공 역에서 망쳤다. 내성적이고 사람들을 사귀지 못했다. 그는 학창시절부터 독서를 하였다. 연기를 하면서 연기외에는 쳐다보지 않았다. 남편과 자녀에게 소홀했다. 음식도 제대로 하는 것이 없었다. 오직 연기와 아프리카 봉사활동 하는 것 외에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아버지의 외도로 남동생이 어느날 갑자기 생겼다. 그로 인해 하나 밖에 없는 남동생이 충격을 받아 미쳐버렸다. 결혼을 하고 신혼여행에서 돌아오다가 이제 연극은 끝났다고 하면서 한강에 투신하여 자살을 하였다. 김혜자 본인도 학창시절에 죽으려고 수면제를 복용하였다고 한다. 병원에 실려가 위 세척을 하고 목숨을 건졌지만 항상 죽음을 안고 살았다고 한다. 함께 연기를 하는 동료들이 직업란에 탈렌트라고 쓰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편치 않다고 하였다. 본인은 탈렌트를 직업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연기를 할때 대본을 받으면 오직 대본과 함께 연기에 혼신을 다하였다고 한다. 그는 진정 진실한 보여주는 모습 그대로 김혜자 본인이었다.

오후 세 시, 그곳으로부터 윤동주의 글을 만났다. 그 언덕에서 쓰였다는 "별 헤는 밤" 그리고 일본으로 떠나기전 '히라누마 도주'라는 이름을 택했을 때 쓰여진 "참회록" 나는 이 시들을 얼마나 자주 종이에 옮겨 적고 또 읋었던가. 그러나 '파란 녹이 낀 구리거울 속에 / 내 얼굴이 있는 것은 /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 이다지도 욕될까' 라고 고백했던 시인의 삶을 구체적으로 더듬기 시작하면서 더는 편한 마음으로 그의 시를 읽을 수 없었다. 글자 하나하나가 그의 불행과 연관된 것처럼 마음에 생채기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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