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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은 어떤 행동의 관념을 동반하는 기쁨이다

2023년 3월 23일 그린하우스 일기를 쓰다.

한 달만에 시립동부병원 호스피스 완화병동에 도착하여 암환자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였다. 매주 금요일마다 함께 하였던 선배님들과 당분간 만나지 못하면서 목요팀과 손발을 맞추었다. 영락교회 전도사님, 무악교회 김권사님과 한팀이 되어 환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손발을 마사지해 드렸다. 한 달 전에 만났던 사람들 중 잊혀진 얼굴들이 많았다. 폐암, 췌장암, 전립선암, 유방암, 뇌종양, 방광암, 식도암, 침샘암, 간암, 바터팽대부 등 암으로 고생하고 죽어가는 그들을 통하여 내가 건강하게 살아있고 그들을 도울 수 있다는게 감사하다. 처음 만난 목요팀 김권사님이 나를 본 첫 인상이 '소년' 같다라고 한다. 젊게 살고 봉사활동을 하여 그렇게 보였나보다. 감사한 마음이 든다.

오늘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모든 이의 선망으로 타로르는 위엄 영광에 대하여 생각을 해본다. 스피노자는 에티카에서 영광은 우리가 타인이 칭찬할 거라고 상상하는 우리 자신의 어떤 행동의 관념을 동반하는 기쁨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지만 영광을 추구하는 이면에는 다른 사람에게 당할 멸시나 경멸에 대한 원초적인 두려움이 전제되어 있다는 것을 잊지말자. 권력이나 자본이 항상 상벌의 논리로 우리를 유혹할 수 있는 것도 우리에게 영광을 추구하고 치욕을 멀리하려는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

"제기랄, 고기 놈이 저렇게 큰 줄은 미처 몰랐는 걸."
"하지만 난 저놈을 꼭 죽이고 말 테야. 아무리 크고 아무리 멋진놈이라도 말이지." 그가 다시 말했다. 하긴 그건 옳지 않은 일이긴 해, 하고 노인은 또 생각했다. 하지만 난 녀석에게 인간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또 얼마나 참고 견딜 수 있는지 보여 줘야겠어.
"나는 그 아이한테 내가 별난 늙은이라고 말했지. 지금이야말로 그 말을 입증해 보일 때야." 노인이 말했다.
지금까지 그는 그런 입증을 수천 번이나 해 보였지만 결국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지금 또다시 그것을 입증해 보이려고 하고 있었다. 매 순간이 새로운 순간이었고, 그것을 입증할 때 그는 과거에 대해서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

"길 위쪽의 판잣집에서 노인은 다시금 잠이 들어 있었다. 얼굴을 파묻고 엎드려 여전히 잠을 자고 있었고, 소년이 곁에 앉아서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노인은 사자 꿈을 꾸고 있었다."

"노인은 몸뚱이가 뜯겨 성하지 않게 되어 버린 고기를 이제 더 이상 바라보고 싶지가 않았다. 고기가 습격을 받았을 때 마치 자신이 습격 받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내 고기를 공격한 상어를 죽였어. 하고 노인은 생각했다. (......) 좋은 일이란 오래가는 법이구나. 차라리 이게 한낱 꿈이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이 고기는 잡은 적도 없고, 지금 이 순간 침대에 신문지를 깔고 혼자 누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인간은 패배하도록 창조된 게 아니야." 그가 말했다. "인간은 파멸당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패배할 수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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