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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

2023년 4월 7일 그린하우스 일기를 쓰다.

오늘까지 체스 교육을 하루 3시간 씩 7일 간 받았는데 아직도 뭐가 뭔지 모르겠다. 배운 걸 복습도 하면서 연습을 하여야 하는데 하루하루 주어진 스케줄에 따라 살다 보니 실력이 향상되지 않는다. 무슨 일이든지 놀이하는 것처럼 즐겁고 재미있게 놀면 될텐데 그게 그렇게 쉽게 되지를 않는다.

오늘이 보건의 날이라고 한다. 소장님이 전 직원에게 찹쌀 도너츠와 꽈배기를 보내 주셨다. 따뜻할 때 먹었으면 진짜 맛을 즐겼을텐데 식은 다음에 먹다 보니 딱딱하고 따뜻할 때 부드럽고 쫀득한 맛이 덜하다.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이제야 알 거 같다. 우루루 몰려와서 순서에 의해 번호를 부르면 창구에 가면 될텐데 시끌벅적에 목소리는 왜그리 큰지 창구 앞에 나아가 직원이 일을 할 수 없게 불편하게 만든다. 그래서 아줌마와 사모님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알랭 로브그리예의 질투를 독서하였다. 질투는 사랑이 드리우는 짙은 그림자이다. 스피노자는 에티카에서 질투를 타인의 행복을 슬퍼하고 반대로 타인의 불행을 기뻐하도록 인간을 자극하는 한에서의 미움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질투의 바닥에는 스스로가 주인공이 되고 싶은 감정이 똬리를 틀고 있었던 셈이다. 질투는 나를 주인공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사람이 그렇게 하지 않을 때 드는 감정이니까."

"프랑크는 지금 카뷰레터를 완벽하게 검사하기 위해 분해해야 할 부속품의 리스트를 꼽고 있다. 너무나 꼼꼼하게 꼽으려다 보니 빤한 부품들도 일일이 언급하게 된다. 그의 묘사는 거의 나사를 한 줄 한 줄 돌려 푸는 동작에서부터 똑같은 방법으로 조이는 동작까지 그릴 정도다. "오늘은 기계에 아주 밝으신 것 같군요." A...가 말한다.
프랑크는 한참을 이야기하던 중에 갑자기 입을 다문다. 그는 오른쪽에 있는 입술과 두 눈을 쳐다본다. 거기에는 조용한 미소가 어려 있다. 그 표정은 마치 사진에 찍혀 영원히 고착되어 버린 듯 굳어 있다. 프랑크의 입술은 반쯤 벌어져 있다. 아마도 무슨 말을 하려던 참인 듯하다.
"이론상으로는 말예요." A...는 상냥한 말씨를 바꾸지 않고 보다 분명하게 말한다. 프랑크는 두 눈을 돌려 빛을 받고 있는 난간과 마지막 남은 회색 페인트의 반점들, 꼼짝 않는 도마뱀과 움직임 없는 하늘 쪽을 바라본다.
"이제 트럭에 대해 제법 알게 되었습니다." 프랑크가 말한다. "모터들은 다 비슷하니까요." 그 말은 물론 엉터리다. 특히 그의 대형 트럭의 모터는 그가 가지고 있는 미국산 자동차의 모터와 비슷한 점이 거의 없다. "옳은 말이에요. 여자도 마찬가지죠." A...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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