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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커피를 마셨는데도 졸음이 밀려온다

2023년 4월 26일 그린하우스 일기를 쓰다.

오전 7시 30분 회사에 출근하여 오전 내내 서서 안내를 하고 한 번도 자리에 앉지 못하고 있다가 점심 식사를 하고 오후 근무를 하면서 자리에 앉아 커피 한잔을 하였는데도 졸음이 밀려온다. 긴장 상태로 서 있다가 편안한 상태로 긴장이 풀어지다보니 그냥 앉아 있어도 졸음이 밀려온다. 사람은 항상 긴장해야 눈빛이 반짝반짝 빛나고 눈의 초점이 살아있지 긴장이 풀어지면 흐리멍텅하니 책에서 초점이 자꾸 멀어져간다. 그러다 보니 지금 읽고 있는 프란츠 카프카의 단편소설 판결과 시골의사를 읽었는데 머리 속에 들어오는 내용이 없이 텅 비어있다. 카프카의 소설은 읽는 독자로서는 어렵기도 하지만 도대체 무슨 글을 읽었는지 마음에 다가오지를 않는다.

오늘은 프란츠 카프카의 판결을 읽고 강신주의 감정수업에서 보여준 원하는 것이 주어질 때의 기적 '환희'를 생각해 보았다. 스피노자의 에티카에서는 환희를 우리가 희망했던 것보다 더 좋게 된 과거 사물의 관념을 동반하는 기쁨이라고 말하고있다.

"기대하지 못했던 소망이 진짜 이루어졌을 때 우리는 환희에 휩싸이게 된다. 이처럼 환희의 감정에는 기대 이상의 선물과도 같은 느낌, 즉 예측 불가능성이 깔려 있다. 그러고 보면 환희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사람일수록 더 자주 맞닥뜨린다고 할 수 있으니, 그리 축복할 만한 감정은 아닌 것 같다. "

"넌 이제 너 이외에도 무엇이 있는지 알고 있어. 지금까지 넌 너밖에 몰랐지. 정확히 말하면 넌 순진한 아이였지. 하지만 더 정확히 말하면 넌 악마 같은 인간이었어. 그러니까 알아 둬. 나는 지금 너에게 빠져 죽을 것을 선고한다. " 게오르크는 쫓기듯이 방을 빠져나왔다. 그의 귓전에는 아버지가 뒤에서 침대 위로 쓰러지는 소리가 울렸다. 층계에서 그는 마치 경사진 평면을 미끄러져 내려가듯 계단을 달리다가 하녀와 부딪혔다. 아침 청소를 하려고 올라가던 참이었다. 그녀가 "맙소사!"라고 소리치면서 앞치마로 얼굴을 가렸지만, 그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게오르크는 문을 뛰쳐나와 차도를 지나 강으로 달려갔다. 그는 굶주린 자가 음식물을 움켜 잡듯이 난간을 꽉 잡았다. 소년 시절에는 부모가 자랑스러워하는 뛰어난 체조 선수였던 그는 그때와 같이 같은 체조 솜씨로 난간을 훌쩍 뛰어넘었다. 점점 힘이 빠져 가는 손으로 아직 난간을 잡고 있는 그는 난간 기둥 사이로 자기가 물에 떨어지는 소리를 쉽사리 들리지 않게 해 줄 것 같은 버스를 보면서, "부모님, 전 당신들을 언제나 사랑했습니다"라고 나지막이 외치며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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